[앵커]
철길을 지탱하던 나무와 버려진 산업폐기물에 작품으로서 생명을 불어넣는 작가가 있습니다.
글자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세계적인 그래피티 작가의 작품도 관람객을 기다립니다.
이달의 전시, 장보경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일렬로 늘어선 3m 높이의 침목 조각들은 기차의 무게에 눌리고 자갈에 부딪히며 지금의 형체가 됐습니다.
10년이라는 세월 만큼 상처가 곳곳에 가득한 침목들로 작가는 서 있는 사람의 형상을 만들었습니다.
<정현 / 조각가> "전 견뎠다고 생각을 해요. 견딤의 미학, 인고를 잘한, 시련을 잘 받은 것들…잘 견디면 그것이 굉장히 큰 에너지로 보였고 숭고해보였고…"
주택개발예정지구에 포함되면서 철거된 작가의 옛집에서 수집한 목재들은 먹물로 염색한 뒤 쌓아올렸습니다.
굴착기에 부서지고 찢겨진 흔적을 간직한 목재들의 날카로움이 도드라집니다.
반면 서원을 지탱했다는 300년 묵은 소나무 덩어리에는 흰 개미가 좀먹은 구멍과 색이 바랜 단청이 세월을 짐작케 합니다.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라틀라스가 한국에서 두번째 전시를 열었습니다.
여러 나라의 문화와 서예를 공부한 작가는 자신만의 글씨체를 고안해 일명 '타이포그래피'에 기반을 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라틀라스 / 그래피티 작가> "항상 미술 역사 안에서 변방으로 취급된 글자라는 것을 주류 미술 안으로 들여오는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나무에 조각된 미로와도 같은 날인은 한국 도장의 예술성과도 맥이 닿아있습니다.
연합뉴스TV 장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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