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연합뉴스TV 김지수 보건담당 기자>
[앵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 기승을 부리는 게 모기입니다.
현재 전국에는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 중인데다 휴가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모기에 접촉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모기는 단순히 성가신 해충이 아니라 여러 감염병을 매개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김지수 보건담당기자와 함께 요즘 특히 조심해야 할 모기 매개 감염병 현황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름마다 일본뇌염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현재 일본뇌염 경보가 내려진 상태죠?
[기자]
지난 6월 말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옮기는 작은빨간집 모기에 물리면 발생하는데요.
해마다 이 작은빨간집 모기가 처음 발견되면 '주의보'가, 채집된 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분리되거나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하면 '경보'가 각각 발령됩니다.
모든 작은빨간집 모기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고 이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리더라도 99% 이상은 증상이 없거나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입니다.
그런데 보건당국이 일본뇌염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하면서까지 모기에 물리지 말 것을 당부하는 건 치명적인 급성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본뇌염으로 진료 받은 인원이 최근 10년간 4배 늘고 있다는 점도 일본뇌염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최근 5년간 일본뇌염에 걸린 사람들의 90% 정도가 4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에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뇌염 발생이 대부분 40대 이상의 중년층 이상에게서 나타나는 만큼 이 나이대라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관련해서 전문가의 설명을 담아왔습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이재갑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저희가 현재 걱정하는 건 40대 이상에서 예방 접종력이 불명확한 사람들 그리고 일본뇌염에 노출됐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사람들 극히 일부라고 나와요. 전인구의 2~3%가 항체를 안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몇명이 발생해서 1년에 50여명 발생하고 있는데요. 50여명이 발생하면 50여명 중 절반 이상이 사망하거나 장기적으로 신경병 같은 합병증이 남아서 의식이 명확하지 않다든지 말을 못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합병증이 남는 분들이 많아지거든요."
[앵커]
일본뇌염이 일부에서 발생하지만, 문제는 발생할 경우 치명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요.
예방 접종을 할 수 있나요?
[기자]
네, 일본뇌염은 예방백신이 있습니다.
일본뇌염은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돼 만12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로 맞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40대 이상의 성인입니다.
최근 5년간 일본뇌염 발생의 90%가 4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왜 40대 이상에게서 대거 발생하는지 궁금하실텐데요.
이들 대부분은 어릴 때 일본뇌염 예방 접종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1985년부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일본뇌염 백신이 도입되기 전 세대인 1971년 이전 출생한 사람들은 접종을 할 수 없어 항체를 보유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40~50대 이상 성인이라면 접종하면 좋겠지만 여의치가 않다면 고위험군에 한해서라도 접종이 권장됩니다.
질병관리본부는 40~50대 이상 성인 중 축사 인근에 거주하거나 동남아 등 모기 활동이 많은 곳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에게 우선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이재갑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이재갑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현재 일본뇌염 예방 접종을 주로 권장하는 대상자들은 일본뇌염 모기들이 많이 서식할 수 있는 농촌지역 특히 가축을 키우는 지역 축사 가까이에 사는 어르신들에게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고 일본뇌염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에 가시는 분들도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거든요. 국내에서도 그런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은 예방접종을 서두르는 게 좋습니다."
[앵커]
올해는 폭우와 폭염이 지속돼 모기 개체 수가 늘어났겠어요?
[기자]
보통 폭우로 웅덩이, 폐 타이어 등에 물이 고이면 모기 유충은 급격히 증가합니다.
그런데 요즘 폭우와 폭염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모기 개체 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라는 지적입니다.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이재갑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폭우가 오면 여기 저기 물이 고이는 상황이 발생하면 모기생태계가 급격하게 증가될 수 있거든요. 그런 다음 바로 날씨가 맑아지면 휴가철이라서 야외활동이 늘어나게 되니까 늘어난 모기에 물리는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장마 이후에 날씨가 맑아졌을 때 모기에 노출되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모기를 조심하려면 동남아, 중남미와 같은 해외를 나갈 때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동남아의 경우 한국인이 많이 찾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뎅기열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뎅기열도 모기가 옮기는 감염병인데, 발열, 발진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간과 콩팥의 기능이 떨어져 사망 위험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1년전보다 10% 가량 증가한 5만8천여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15명이 사망했습니다.
베트남에서 뎅기열 발생이 급증한 건 부동산 건설 붐으로 모기가 서식하기 유리한 공사 현장이 많이 늘어난데다 최근 우기까지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뎅기열은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 중 발생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모기 매개 감염병입니다.
또 임신부가 감염되면 소두증을 가진 아이를 출산할 위험성이 있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도 꾸준히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신고됐는데, 이후 현재까지 21번째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이들은 동남아와 중남미에서 감염된 경우입니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환자 발생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성은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일본뇌염의 경우 예방 접종이 가능하지만, 다른 모기 매개 감염병은 예방 백신이 없나요?
[기자]
뎅기열의 경우 아열대, 열대지역의 현지 거주자에 한해 접종이 가능합니다.
그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예방 접종을 할 수 없습니다.
지카는 예방 백신이 없는 상태입니다. 현재로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따라서 해외여행을 갈 때는 모기 매개 감염병이 유행하는 곳인지 미리 확인하는 게 기본입니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모기 매개 감염병도 면역 기능이 많이 떨어져있는 사람들이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만성질환자나 노년층의 경우 모기 매개 감염병의 위험성에 대한 이해, 그리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모기 매개 감염병으로 국내에서 진료받는 사람들이 한해 평균 2천200여명이라는 것도 모기가 단순히 성가신 해충이 아니라 건강과 목숨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모기 매개 감염병 백신 개발에 박차가 가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지수 기자 수고했습니다.
[뉴스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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