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20]
[앵커]
친아버지에게 2년 동안이나 감금ㆍ폭행을 당해 오던 11살 여자아이가 배고픔을 못이겨 맨발로 탈출했다가 이웃주민에게 발견됐습니다.
어찌나 못먹었던지 몸무게는 4살 아기 수준인 16kg에 불과했습니다.
임광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겨울 반바지 차림의 여자아이가 마트 안에 들어오더니 제 몸집 만한 바구니 안에 먹을 것을 집어 담습니다.
그러더니 계산도 않고 먹을 것을 입으로 가져갑니다.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32살 아버지 A씨에게 2년 넘게 감금ㆍ폭행을 당해 온 11살 B양입니다.
배고픔에 못이겨 아침에 빌라 2층 세탁실에서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해 곧장 달려온 것입니다.
당시 B양은 4살 아기 평균 몸무게인 16kg에 불과했습니다.
<마트 주인> "뜯어 먹는 거예요. 과자를…(게산도 안 하고요?) 그런데 뜯지를 못하는 거예요. 힘이 없으니까요."
갈비뼈는 부러졌고 팔과 다리 곳곳에도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2년 전 인천으로 이사를 온 뒤부터 B양을 학교에도 보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8년전 이혼한 뒤 동거녀 35살 C씨와 생활하면서 게임에만 빠져 지냈고 B양에게 일주일 넘게 밥을 주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배고픔에 남은 음식이라도 찾아 먹으면 "아무 음식이나 먹는다"며 손과 발은 물론 옷장 쇠파이프로 폭행했습니다.
폭행에는 동거녀 C씨와 그의 친구 D씨도 가담했습니다.
아버지 A씨와 동거녀는 B양이 탈출한 사실을 뒤늦게 눈치 채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감금ㆍ폭행 혐의로 이들을 구속하고 추가로 학대한 정황은 없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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